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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넷] “문어빵에서 놀고 있어, 데리러 갈게.”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3-24   조회수 : 123
  • 이로운넷=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  
  •  입력 2022.03.17 06:00

 

[사회적경제 산책] 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인터뷰
문흥초등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님, 마을공동체가 모여 만든 광주 최초 초등학교 학교협동조합

나비 한 쌍이 봄기운을 머금고 유유히 어울리던 날, 수업이 끝나고, 문흥초등학교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나선다. 아이들은 대개 집으로 가거나 학원을 가지만, 갈 곳이 없는 아이들 몇몇은 운동장을 서성이곤 한다. 일이 끝나면 데리러 가겠다는 부모님의 말에 학교를 정처 없이 돌아다니지만, 마땅히 있을 곳이 없다. 아이들이 편히 머물 수 있는 휴식공간과 마을과 학교를 이을 수 있는 곳을 마련하기 위해 문흥초등학교 선생님들과 문산마을공동체,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이 모여 광주 최초로 초등학교에서 학교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초등학교에 협동조합이라니, 문어빵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사진=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 제공

Q. 문어빵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문어빵에서 놀고 있어, 데리러 갈게.” 한 학부모님의 말이, 우리가 초등학교에 학교협동조합을 만든 이유를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언제나 들려서, 놀거나 이야기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 아이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학부모님들의 교육공간으로서 아이들이 공간을 통해 마을에서 함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학교협동조합을 설립한 이유다. 현재 이 공간은 광주시교육청 ‘공간혁신사업’을 통해 자금을 지원 받아 꾸며졌고, 차곡차곡 사업과 운영에 필요한 살림살이들을 채워가고 있다.

현재 조합원으로는 지역에서 청소년 교육과 기후위기 대응, 마을교육 활성화를 위해 활동하는 문산마을공동체 구성원분들과, 문흥초등학교 선생님, 학부모님, 그리고 우리 문어빵의 중심인 아이들이 함께 한다.. 지난 2021년 12월 30일에 교육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아 아직은 조합원이 많지 않지만, 방학이 끝나고 4월쯤에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이들이 마을과 어울리며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여 함께하고 싶다. 

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과 매점 홍보 포스터/사진=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 제공

Q. 문어빵 사회적협동조합의 주요사업은 무엇인지.

문어빵은 아이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면서, 안전한 먹거리도 판매하는 곳이다. 지난 해 사회적협동조합 인가를 기다리면서 시범적으로 반짝 매점을 열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 다가오는 3월 중순부터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자연드림’의 과자들을 납품 받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또 문어빵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문어전’도 만들어 아이들의 경제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려 한다. 되도록 매일 매점을 열어, 아이들이 자주와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매점을 운영하면서 ‘세제 용품 리필 사업’과 ‘우유팩 교환소 설치 등’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해서도 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더불어, 공간을 조합원들에게 개방하여 하루 동안 대여하거나, 학부모와 지역주민의 교육공간으로도 적극 활용하여, 문어빵이 학교와 마을을 잇는 거점 공간이 되길 바란다.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사진=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 제공

Q. 학교협동조합을 설립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학교협동조합을 우리가 왜 설립해야 하는지 목적을 찾는 일이 가장 먼저였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일인가? 어른들의 욕심은 아닐까?”하는 의문점이 계속 들었다. 그러다 아이들의 물음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함께하는 아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공간을 활용하고 싶어 했다. 학교 안의 공간이지만, 아이들이 직접 주인이 되어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경험은 오직 학교협동조합을 통해 얻어갈 수 있다고 믿었다. 우리 아이들이 직접 꾸미고, 고민해서 만들어지는 공간을 아이들이 스스로 운영하면서, 다양한 지역주민들과 어울리며 포용성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설립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광주시교육청과 광주 협동조합 중간지원조직인 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 도움을 받았다. 낯선 정관 조항을 하나하나 검토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일은 모두가 처음해보는 일.. 그렇기에 조합원들은 교육을 5차례 정도 함께 들으며 정관과 사업계획서를 고민하고 작성했다. 다음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다소 복잡해 보이는 행정 절차. 창립총회 회의록을 공증하는 데는 조합원들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가 필요했고, 법인 등기업무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다. 법인 등기 이후에도 학교와 매점운영을 계약하거나, 판매 제품을 납품 받는데 관련 법조항들을 살피며 준비해야 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래도 새로운 일을 해보는 거라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사진=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 제공
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 외부 전경/사진=사회적협동조합 살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학모님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저는 지금은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지만 학교를 다니면서는 저랑 맞지 않은 사람과 거리를 두며 지냈어요. 나와 다름이 불편했거든요. 우리 아이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으로, 학교협동조합 설립에 참여하게 됐어요.” 

문어빵 사회적협동조합의 탄생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물려주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발견했다. 아이들이 마을과 함께 자라나기를, 나와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경제활동과 교육활동을 통해 익히고, 성장하기를. 학교와 마을이 연대하는 데 학교협동조합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문어빵사회적협동조합의 출발을 함께 응원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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