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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넷] 전에 없던 거대한 파도가 온다...혁신과 사회적가치 제고에 집중해야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8-25   조회수 : 133
  • 이로운넷=박초롱 기자 
  •  
  •  입력 2022.08.19 06:00
  •  
  •  수정 2022.08.22 14:39

 

[인터뷰]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사회적가치 공시로 명확한 판단 기준 마련해야
혁신은 개선, 성장과는 달라...과정을 뒤집고 정의해야
사회 변화의 흐름 읽고 사업 규모 넓혀가야
임팩트생태계 확장 질적인 방향 고민 필요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글을 쓸 시점에 고민했던 부분이나 이슈레이징이 됐던 내용들이 칼럼의 주제가 됐어요. 쓰고보니 희망적이고 즐거운 내용보단 비판적인 내용이 더 많아 아쉽기도 합니다. "

'도현명의 임팩트비즈니스 리뷰'가 3년 7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사회적 경제에게 요구되는 새 역할' , '광만 팔려면 그만둬라', ''K'는 묵음일 때 아름답다' 등 43개의 칼럼으로 임팩트생태계 구성원들에게 깊은 공감과 고민거리를 던졌다.  

그는 임팩트비즈니스의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전반적인 환경이 호의적으로 바뀌는 상황을 기회이자 위기라고 평가했다. 도 대표는 "지금 임팩트비즈니스의 분위기는 굉장히 좋고 이전보다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론 ESG 아젠다가 너무 커져 올바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엣지를 보여주지 못하면 다 먹혀버릴 위험도 있다"며 이후 임팩트생태계 구성원들이 경계해야 할 부분을 짚었다.

그는 ▲질적 고도화를 통한 임팩트생태계 확장 ▲사회적가치 공시제도 ▲질적 조건 고려한 기준의 필요 ▲인수합병 후 기업의 혁신성과 유동성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한 장치적 고민 등을 이후 임팩트비즈니스에서 고려 되어야 할것으로 꼽았다.  도 대표는 "임팩트비즈니스는 한 영역의 문화나 공고화 돼 있는 규율이나 체제를 흔드는 것이 핵심적인 숙명"이라며 "우리가 정확한 혁신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까지 하고 투자도 받아서 해야 할 일이라면 '혁신'이라 부를 수 있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며 "혁신은 과정을 뒤집고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아지는 '개선', 연결된 가치가 증가하는 '성장'과는 다르다"고 설명하며 혁신을 다시 한 번 살피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회적가치를 지향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응하는 기업과 조직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팩트비즈니스의 성과와 가치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임팩트생태계의 건강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는 "과거에는 없었던 어마어마한 파도가 오고 있어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파도에 휩쓸리고 만다"며 "진짜를 만들어야 한다"며 임팩트비즈니스가 집중해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임팩트생태계의 확장이 필요합니다. 규모보다 질적 고도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임팩트비즈니스는 사회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한 큐에 사업모델에 관한 고민이 해결되진 않습니다. 어려움은 있지만 장점이 더 많아요. 앞으로도 지금보다 규모화 되고 많은 기회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아래는 도현명 대표와의 일문일답

Q. ‘도현명의 임팩트비즈니스 리뷰’ 기고를 3년 7개월 간 연재하며 임팩트 생태계 내 다양한 현상과 문제를 분석했다. 그 중 가장 시급하고 주요한 문제는 어떤 것이라고 보는지.

글을 쓸 시점에 고민했던 것이나 이슈레이징이 됐던 내용이 칼럼의 주제가 됐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주제도 많았지만 비판적인 주제가 더 많았다. 희망적인 주제는 상상과 즐거움이 더해져 고민이 깊지 않을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쓰고 나서 보니, 비판적인 내용이 더 많아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굉장한 우연으로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생기는 과정을 경험했다. 덕분에 이를 살피면서 어떤 맥락을 가지고 생태계가 성장했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성장기를 지나 영어를 배운 게 아니라 영어권 환경에서 자란 것처럼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고 살필 수 있었다. 그래서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던 것 같다. 

임팩트비즈니스에서 경제적인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노을처럼 자력 성장하는 기업도 나타났다. 또 최근 케이오에이(K.O.A)도 코오롱FnC에 매각됐다. 이제는 규모적으로 몇백억씩 하는 임팩트스타트업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유니콘 사이즈는 아니지만 눈에 띄는 성장이 보이고 어떤 이에게는 도전의 욕구를 자극할 정도의 뭔가가 주어지기 시작했다. 

다만, 이런 현상들이 세상을 바꾸는지에 기여했는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SG를 비롯해 시장환경도 임팩트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고 빠르게 적응하는 조직들이 많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할수록 이들을 이기기 어려워진다. 생태계가 약해지지 않으려면 조직이 가진 사회적가치를 설명하고 제고할 조직들이 나타나야 한다. 

Q. 비즈니스와 임팩트비즈니스의 차이는 무엇인가. 임팩트비즈니스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또 '임팩트비즈니스가 잘 발현됐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임팩트비즈니스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라는 비유가 많다. 사실 두 마리를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자 불가능한 일이다. 개별 주체인 토끼는 한 번에 잡기도 힘들 뿐더러 한 마리를 잡고 나니 무겁고 잡은 토끼가 도망치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하니 힘들다.   

임팩트비즈니스는 두 마리를 잡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썰매를 끄는 썰매개처럼 전략과 노력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도록 해야한다. 사회적가치나 경제적가치 둘 중 하나가 희생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가치가 떨어지면 안되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그룹도 약 7000억원의 기부금을 낸다. 그렇다고 이것이 임팩트비즈니스일까? 기부를 멈춘다고 가정해보자. 기부를 하지 않는다고 손가락질 받을 순 있다. 하지만 삼성은 기부를 멈추더라도 갤럭시가 덜 팔리는 구조는 아니다.

만약 파타고니아가 친환경을 그만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파타고니아의 이런 결정은 사회적가치가 경제적가치를 갉아먹는다. 브랜드의 존폐까지 흔들릴 수 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가치에만 집중하면 더 강력한 경쟁자와 대결해야한다. 두 가지 가치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예시가 완성적인 구조라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기업인 LAR(엘에이알)의 사례를 예로 들겠다. 투자 초반 LAR의 신발은 친환경 소재를 70%를 사용했고 수익금의 일부를 보육원에 기부하고 있었다. 임팩트스퀘어에게 1년 반 정도 괴롭힘을 당한 결과로(웃음), 100% 친환경 소재로 만드는 신발을 제작하고 자립준비청년을 고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기부를 미션으로 삼는 건 적합하지 않다. 돈이 아까워서 멈춘 것이 아니다. LAR이 지향하는 사업과 잘 융합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는 개인적으로 하시라고 제안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고 해서 제품이 더 잘팔리진 않는다. 그 포인트가 적용되는 건 대기업이나 정부, 또는 NGO다. 개인소비자에겐 그게 중요하지 않다. B2C에서 친환경이라서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비자에겐 가볍고 튼튼하고 예쁜 신발이어야 한다. LAR의 신발은 친환경소재다보니 유명인이 신기도 한다.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셀렉포인트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또 친환경소재라서 화학소재를 사용한 신발에 비교했을 때 화학성분이 전혀 없고 물에 젖었을 때 검출되는 화학성분이 없다는 것도 강점이다. 

또 미술품 옥션 기업에 다니던 분이 창업한 ‘플리옥션’이라는 기업이 있다. 미술품 옥션 시장은 상류층이 주로 향유하는 문화다. 미술품이 판매되면 옥션이 가져가는 수수료만 40%가 넘는다. 사실상 500만원 이하의 작품을 판매하면 이득이 나지 않는 구조다. 신진작가가 이런 시장에 진입하는건 바늘구멍인 현실이다. 그래서 기업은 ‘수수료를 20%로 낮추고 그중 10%는 작가가 원하는 곳에 기부하겠다’는 구조를 만들었다. 사실 작가 입장에서는 작가의 수입과 직결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부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을 수 있다. 해당 기업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사회적가치는 시민들이 미술품을 향유할 수 있는 가치를 주는 것이다. 5%의 작가와 5%의 개인 간 거래가 아닌, 95% 작가와 95% 시민이 미술품을 향유하는 구조를 만드는데 기여한다. 이익이 많이 남는 고가의 작품거래는 최소화하고 신진작가들에게 집중하자는 제안을 했다. 포지션을 바꿈으로써 시장의 사이즈가 커지고 다양한 데이터가 쌓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소비자의 선택이 간단해 보이지만 선택까지 가는 과정에는 치열한 경쟁이 있다. 소비자들이 우리의 가치를 몰라준다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 대상별로 통하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렇다. 정부나 기업, 대형 비영리와 협력할 때나 소비자에게 접근 할 때 다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물론 사회적가치가 너무 개념적이고 추상적이다. 사회나 정부가 끌고 왔기 때문에 컨셉추얼(conceptual)한 부분이 더 강조된 것도 있다. 2010년 임팩트스퀘어를 창업할 때 기업들이 모델을 바꾸는 일을 돕고 싶었다. 컨설팅과 투자가 잘 될 것 같아서 이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컨설팅을 했더니 우리의 제안보다 주주의 영향력이 더 컸다. 또 대기업은 임원이 너무 많았고 컨설팅 자체가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투자와 엑셀을 시작했다. 주주가 되면 좀 더 효율적으로 모델을 바꾸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 투자를 유치하는 것, 더 큰 시장에 인수하는 것 등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 확보’ 방식은 다양하다. 임팩트비즈니스에서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 있다면 무엇인가. 또 이후, 어떤 방식의 고민이 가장 적합할까. 

임팩트비즈니스도 일반 스타트업과 똑같다. M&A나 상장을 할 수 있다. 기존의 시장과 큰 차별성이 있진 않지만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 번째는 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다는 것이다. 인도의 영아사망율 감소를 위한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엠브레이스 이노베이션’의 예를 들 수 있다. 인도의 영아들은 사망률이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인큐베이터가 있어야 하고 병원의 위생이 좋아져야 한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일이다. 유엔도 하지 못했고 많은 기업도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 실제로 인큐베이터는 고가(약 2600만원)라서 범용적으로 사용하기엔 어렵다. GE가 인도 진출을 하며 진행한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을 진행했고 1/10 가격인 200만원대의 제품을 제작했지만 이 역시 원할한 보급은 어려웠다. 이때 스탠포드 MBA 학생들이 제작한 아이디어 제품 엠브레이스 인펀트 워머(Embrace Infant Warmer)가 주목받았다. 충전이 가능한 주머니 형태의 제품으로 개발해 20만원대 까지 가격대를 줄일 수 있었다. 한 재단이 이 라이센스를 구입해 원가인 3만원대로 제품을 제공하며 사망하던 영아의 70%가 생존했다. 이처럼 임팩트에 기반해 있기 때문에 비영리나 정부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이 가능하다. 때문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방법도 넓게 생각해야 한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지향하는 사회적가치 때문에 기업이 월등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구조가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만들기 어렵지만 만들고 나면 다른 기업이 진입할 수 없는 장벽이 생긴다. 사회와 바인딩되는 현상이 생긴다. 일반 스타트업과 비교했을 때 망하기 힘든 구조가 만들어진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아니지만 설명하기 좋은 사례가 있다. 네슬레는 캡슐커피인 네스프레소 사업을 하며 원두 생산량이 충분치 않아 사업확장이 어렵다는 결과를 예측한다. 캡슐커피에 사용되는 원두의 품종은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했지만 생산자들에게 적합한 교육과 인프라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원두의 생산을 위한 문해교육부터 제품 저장을 위한 창고 건설, 운송을 위한 도로건설 등을 1500여개의 마을에서 진행했다. 일명 ‘네슬레 마을’이 만들어졌다. 생산하는 원두를 전량 수매해주고 원두를 배양해준다. 마을에는 네슬레에 대한 고마움이 있다고 한다. 네스프레소의 성공 기반은 1500개의 마을개선이다. 이런 바인딩이 있기 때문에 타 기업이 네스프레소의 아성을 넘어서기 힘들다.  

대기업이 임팩트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많다. 그렇지만 인수 이후 ‘대기업 내에서 해당 모델의 혁신성과 유동성이 발휘될까?’하는 의구심은 있다. 아직까지 사례가 적기도 하고 대기업의 문화가 딱딱하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아이스크림을 제작하는 기업인 밴앤제리가 유니레버에 인수됐다. 밴앤제리 내 경영에 유니레버 인물 한 명만 참여한다. 100% 합병이었지만 밴앤제리의 경영은 독립적으로 진행됐다. 20년이 지난 지금 미국 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하겐다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런 모델의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국내 상황은 환경 및 기업 구조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기업의 혁신성과 유동성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Q. 자본공급의 흐름과 양의 변화, 비영리조직에 대한 주목 등 임팩트 생태계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겨난다. 이에 임팩트 생태계 구성원들은 무엇을 준비하고 또 경계해야 할까. 

소셜벤처와 비영리 중 어떤게 낫다고 말하자는 것은 아니다. 중후장대한 투자나 알엔디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소셜벤처가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소셜벤처의 차별성은 시장의 문화의 흐름을 변화시켜 소비자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가치는 고정불변이 아니다. 사회문제가 사라지기도 하고 또는 더 심해지기도 한다. 사회문제도 경쟁한다. 이에 해당 문제에 관여하는 조직의 가치가 감소하기도 한다. 공급자적 시각이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영리가 활동하는 시장만 고객가치관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정부의 예산은 점점 부족해 질것이고 기업의 ESG도 계속 효과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꽤 혁신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왜 우리가 기존의 방법이나 조직보다 나은지를 보여줄 수 있는 변동성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공공성에 집중한 결정을 할 수도 있다. 보험사들이 들어갈 부분을 정부가 보장하면서 어떻게 보면 보험사는 시장을 잃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복리를 누린다. 우리의 가치를 제안하는 ‘밸류 프로포절’이 필요하다. 수요자의 입장에서 고민을 해야한다.

코끼리공장은 장난감 수리를 모델로 출발했다. 최근 장난감 소재를 분리해 복합소재를 모으는 사업 모델에 투자했다. 장난감은 고무, 철, 알루미늄, 플라스틱(PP, PE, PPP) 등 다양한 소재로 구성됐다. 코끼리공장은 울산지역의 200개 어린이 기관과 관계를 독점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서울에서 150여개의 협업을 만들었다. 처음엔 코끼리공장이 할 수 있는 장난감 수리에서 시작했지만 이후 기부된 장난감 중 폐기되는 소재들은 플라스틱 회사와 협업하며 다방면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난감 수리를 원하는 대상만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플라스틱 화학회사가 시장이 됐다. 

‘돈을 벌면서 사회적가치를 만드는 것’은 밀도가 얕다. 하지만 규모화가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규모화가 중요하다. 또 임팩트비즈니스는 한 영역의 문화나 공고화 돼 있는 규율이나 체제를 흔드는 것이 핵심적인 숙명이다. 우리가 정확한 혁신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본질은 혁신이다. 전화가 발전해서 스마트폰이 된 것이 아니다. 혁신은 나아지는 것인 ‘개선’과는 다르다. 연결되어 있는 가치가 증가하는 것은 성장이다. 창업까지 하고 투자도 받아서 해야 할 일이라면 혁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 과정을 뒤집고 정의하는 것이 혁신이다.

Q. 이전 기고글에서 임팩트생태계에서 본질적 어려움으로 사회적가치 측정체계와 진정성의 판별을 꼽았다. 현재 이를 위한 활동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또 고려되어야할 활동 방식은 무엇일까.

임팩트측정을 위해서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 등이 노력을 하고 있다. 또 지원사업에 측정평가의 결과를 반영하는 것을 고민할 정도로 측정체계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소셜벤처 영역은 아니지만, 이번 정부에서도 보건복지부가 사회서비스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임팩트측정을 잘 하기 위해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정보를 공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진정성 있게 접근하는 곳도 있지만, 감정적이나 정치적으로 홍보하면서 뭔가가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투자한 기업의 가치가 1조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벨류에이션이 총 400조원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일들이 바로 광을 파는거다. 가치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은 없다. 또 총 400조원의 투자가 어떤 것으로 이뤄졌는지도 공개하지 않는다. 투자 후의 가치가 얼마나 올랐는지 자료에 근거해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적당히 그럴싸하게 표현한다.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설명이 가능하다. 

임팩트워싱이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전문가의 판단이나 측정 또는 평가로 판단하는 것이다. 소셜벤처든 인증사회적기업이든 공공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시작점에 기여했다. 이런 방식이 한국 스타일이고 이게 틀렸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많은 임팩트 스타트업들이 이런 방식에 익숙해졌다. 어떤 틀에서 과장하고 형식에 맞추는 방식 외에 다른 방법이 익숙치 않다. 우리의 사회적가치를 면밀하게 수치화하고 이에 비즈니스적 안목을 더해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초반부에는 공공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지금도 다방면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규모를 막론하고 임팩트펀드 투자를 받은 곳들은 스스로의 사회적가치를 공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실제로 제안하기도 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부풀리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공시를 하게 되면 기록이 남는다. 그렇게 되면 책임을 가지고 활동할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한편에서 기대하는 부분도 있다. 정보가 공개됐을 때 사람들이 근거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오는 비판은 워싱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진정성은 가려져야 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한국처럼 창업교육 열심히 하는 나라가 없다. 많은 교육은 작용과 부작용을 가져온다. 교육을 할거라면 동시에 사람들이 무엇이 옳은지를 판단 할 수 있는 지식을 줘야한다. 사회적가치를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다. 임팩트투자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을 보면 사회적가치가 아닌 것들도 많다. 이를 걸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인증이든 투자든 딱지가 붙고 나면 뭘해도 선하게 여겨져야 하는 분위기가 있다. 마치 성직자의 모든 행동은 성스러워야하는 것처럼 말이다. 임팩트투자의 경우도 비슷하다. 투자를 받았다면 뭐든지 다 사회적가치가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이는 진정성에 위배된다. 임팩트투자자의 투자를 받은 기업은 사회적가치가 있는 것이고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기업에게 투자한 투자자는 임팩트투자자라는 논리는 동어반복이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는 것은 위험하다.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더 많은 플레이어가 들어오면서 점점 개진될 것이라고 본다. 

Q. '소셜임팩트'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겐 익숙하지만 아직 널리 상용화 된 단계는 아니다. 이 과정에서 이로운넷처럼 소셜임팩트를 다루는 미디어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또 역할을 하는 미디어가 있다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지.

미디어는 비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조직이다. 요즈음의 흐름도 뉴스보단 콘텐츠로 바뀌고 있다. 정보를 빨리 전달한다는 개념보다 큐레이션하고 정보를 지식화해서 제공한다. 이는 굉장히 좋은 기회다. 분석적이고 비평적인 글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또 생태계 전문가 의견을 만들어 나가며 잘못된 정보나 오해가 쌓인 부분들에 대한 자정작용이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생태계 내에서도 최소한의 자격요건과 높은기준을 가진 단체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겨나면 좋겠다. 공공이 진행한 인지정은 높은 기준이 있는 것인지 최소한의 자격 요건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호하다. 인지정 받은 단체들의 차이도 크다. 최소한의 요건을 맞춘 기업과 비즈니스와 진정성을 갖춘 기업이 뒤섞여 있다. 비콥의 경우 인증을 받으면 우수한 기업이다. 비콥의 사회적가치에 대해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물론 비콥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대중이나 투자자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비콥은 공공에서 해주는 측정이나 인증보다 더 힘들고 까다롭다. 심지어 돈도 내야하고 영어로 진행해야 한다. 이런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생태계 니즈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비콥은 로하스나 해썹같은 인증처럼 일종의 보장되는 인증제도다. 국내에서도 정말 우수한 곳을 가릴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디어에서 좀 더 역할을 해낼 수 있으면 한다.    

Q. 임팩트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임팩트비즈니스에 임할 때 꼭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일까. 또 이 시장에 뛰어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앞선 경험자로서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지금 임팩트비즈니스의 분위기는 굉장히 좋다. 확실히 좋아진 것을 느낀다. ESG라는 건 임팩트 스타트업들에게는 기회이자 위기다. 대기업들이 협업자나 M&A를 위한 기업을 찾기 시작했다. 최근 대기업에서 오는 연락은 대부분 이런 문의사항들이다. 실력이 있다면 이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 펀드 같은 경우도 많아졌다. 환경분야의 경우 공공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민간의 펀드가 훨씬 더 커졌다.

사회가 우리에게 유리해졌다. 한편으론 ESG 아젠다가 너무 커졌다. 그래서 올바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엣지를 보여주지 못하면 다 먹혀버릴 위험도 있다. 임팩트투자의 규모는 프로젝트 투자까지 합쳐 크게 이야기하면 500조원에서 600조원이다. 그런데 ESG와 관련된 투자와 기업들이 지출하는 금액을 합치면 5경원 선을 넘나든다. 100배 차이가 난다. 

과거에는 없었던 어마어마한 파도가 오고 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파도에 휩쓸리고 만다. 또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악인은 한 번의 악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선인은 착한 마음만을 가지고 뭔가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진짜를 만들어야 한다. 

임팩트생태계의 확장이 필요하다. 규모나 범위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선진국의 임팩트스타트업과 개도국의 임팩트스타트업은 다르다. 이에 집중한 움직임과 다양한 시도들이 필요하다. 또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문제인 지역소멸 문제 등에 집중해야 한다. 외에도 다양한 층위가 있을 것이다. 질적 고도화가 가능한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물론 임팩트비즈니스는 사회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얽혀있어 한 큐에 사업모델에 관한 고민이 해결되지 않는다. 한 쿠션 두 쿠션 먹여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장점이 더 많다. 지금보다 규모화 될 것이고 더 많은 기회요인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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