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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넷] 백선기의 세상읽기 - 40. 사회적기업과 손잡으면 좋은 데 왜 모르지?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2-09   조회수 : 152

공공 감수성 높은 사회적기업 민관협력 파트너로 제격

출처= Getty Images Bank

설 명절 연휴 동안 차일피일 미뤄뒀던 자료를 정리하다 한 장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2020년 2월 발행된 기사다. 지금은 마스크가 지천에 깔려있지만 당시 우리는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었다.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고 품귀현상으로 결국 국가가 나서서 공적 마스크 판매제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그때 엉뚱하게도 반값 마스크를 선언한 기업인이 있었다.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라는 책을 쓴 저자이자 기업가인 우성민 라오메뜨 대표다. 그는 2년 전 설 연휴 직전 한 유통업자로부터 25억 원을 줄 테니 마스크 100만 장을 팔라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누군가는 물불 안 가리고 돈 벌 기회라며 달려들 때 그는 단박에 수십억 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발로 걷어찼다. 누가 봐도 연 매출 100억 원대의 중소기업이 쉽게 뿌리칠 수 있는 금액은 아니었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반값 마스크 캠페인을 벌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남의 목숨을 담보로 장사를 해서는 안 된다.”

우 대표는 사회적기업가는 아니지만 이윤추구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했다는 점에서 사회적경제가 지향하는 바와 일맥상통한다. 글을 읽다가 올해 초 취재차 만났던 재난분야 전문가 김동훈 라이프라인코리아 대표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공공 감수성이 뛰어난 사회적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의 지론은 이렇다.

“ 재난 상황에서는 재난과 관련한 경제블록이 생겨난다. 생필품 제공이나 마음 챙김과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 입장에서 이 영역은 민간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공공기관들은 평소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협약을 맺지만 강제성이 없어 결정적인 순간에 기업이 돌아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다를 수 있다.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태생적으로 공공 감수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믿음직스러운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특히 재난이 닥쳤을 때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사각지대에 놓인 재난 약자들. 즉 장애인이나 노인, 저소득층과 같은 취약계층에게 맞춤형으로 물리적, 심리적 도움을 주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2020년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등 3개 기관에 모인 코로나19 모금 총액은 2300억 원을 넘는다. 이 돈의 상당수가 재난구호물품 구입이나 서비스 사용료에 쓰였을 것이다. 김 대표는 “사회적경제 조직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 중에는 재난 때 쓰일 수 있는 것이 많다”면서 “문제는 서로가 서로를 너무 몰라 연결이 잘 안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민간자원을 개발하거나 협업을 담당하는 정부나 공공기관의 부서 대부분이 사회적기업 이야기를 꺼내면 ‘그게 뭐예요?’, ‘어떤 기업이 있어요?’, ‘뭘 공급해 줄 수 있나요? 라고 묻습니다. 이들은 사회적기업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다는 거예요. 제가 업무차 국회를 자주 드나드는데  이곳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그는 “사회적경제 종사자들 역시 재난경제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면서 “위기 상황에서 성금 모으기도 좋지만 이보다는 피보팅 과정을 거쳐서라도 비즈니스 자체로 기여할 부분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조금 떨어져 바라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늘 주변에 사회적경제인들끼리 소통을 하다 보니 사회적기업에 대해 마치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던 건 아닐까. 서로가 서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김대표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에서 사회적경제가 갈 길이 아직도 멀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상생은 관계 맺기에서 출발한다. 새해에는 보다 많은 사회적경제인들이 민관협력 파트너로서 공공의 이익과 가치 실현을 위해 활약하는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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